휴가 중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E-book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 앱을 켜놓고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다가, 이번 독서모임에서 얘기를 나눌 책인 '이동진 독서법'을 읽기로 하였습니다. 이동진은 영화평론가이자 '빨간책방'으로 유명한 분 입니다. 사실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 이 분의 글을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왜 이 분이 인기있고 유명한지 알겠더라구요.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물음에 대한 이동진님의 생각, 그리고 두 번째는 이다혜 작과님과 대담형식으로 이루어진 북 토크, 세 번째는 이동진이 추천하는 책들입니다. 이 책은 매우 가독성이 좋고, 이동진님의 책에 대한 생각들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완독하였습니다.
좋았던 구절들을 옮겨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누군가가 "이동진 씨, 왜 책을 읽으세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재미있으니까요. 사실 제게는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고, 있어 보이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목적 독서' 입니다. 그러므로 그 목적이 사라지면 독서를 할 이유도 없어집니다. 지속적이지 않죠.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책을 읽는다면 책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니까 오래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인생이 즐거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호기심이라는 건, 한 번에 하나가 충족되고 끝나는게 아니라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속성을 갖고 있거든요. (중략) 책을 읽는다는 건,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장 편하고도 체계적인 방법이에요. 그러니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 한권으로도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왜 문학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두 가지 때문이라고 말해요. 하나는 인간이 한 번밖에 못 살기 때문입니다. (중략) 문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문학은 언어를 예민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런데 비평을 잘하는 사람들은 줄거리를 자기화하거든요. 줄거리를 재구축하는 방식이 비평으로 들어가는 첫 단계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래서구요. (중략) 줄거리를 말한다는 것은, 전체의 핵심을 보아낼 줄 안다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습관론이 나오게 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습관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습관이 없으면 사람은 자기동일성이나 안정성이 유지가 안돼요.'
'시간을 흘려 보내는 삶, 시간 속에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잘 선택하는 삶, 그것이 좋은 삶이잖아요. 그래서 앞에서 말한 습관이라는 것도 시간을 경영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한다면, 시간을 흘려 보내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검증된, 유쾌한, 훌륭한 방식 중 하나가 책 읽기라는 거죠.'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고, 저의 막연한 생각과 가치관을 이 분이 정교한 언어로 정리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 중에 하나죠. 제가 살면서 느꼈던 것들이 내 머릿속에 두서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책에서는 그 생각들을 잘 갈무리하여 세련되게 표현해주거든요.
여튼, 연휴기간 동안 좋은 책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이동진님이 쓰신 글을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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