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주말, 밀리의서재를 뒤적거리다가 오랜만에 삼국지가 읽고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옛날에 즐겨 읽었던 이문열 삼국지는 검색되지 않았지만 총 15권의 '삼국지조조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자인 '왕샤오레이'는 조조덕후로, 현존하는 조조에 대한 모든 사료를 통독하고 10년동안 준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여튼, 거부할 수 없는 끌림에 저는 '삼국지조조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정말 철저하게 조조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기존의 이문열 삼국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문열 삼국지는 유비 위주로 사건이 전개되는 한편,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꽤나 비중있게 다룹니다만 '삼국지조조전'은 정말 철저하게 조조를 중심으로 서사됩니다. 따라서 스토리에 굉장히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조조의 초기 측근인 누이, 희지재 등 생소한 인물이 비중있게 등장하는 점도 새로웠어요.
저는 어릴때부터 조조라는 캐릭터가 좋았어요. 이문열 삼국지에서는 잔혹하고 냉정한 면만 부각되어 악역(?)에 가깝게 묘사되지만, 그 와중에도 조조의 전략과 용인술은 뛰어나게 그려집니다. 저는 맨날 지기만 하고 답답한 소리만 하는 유비보다는 리더십 있고 시원시원하게 난세를 헤쳐나가는 조조의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코웨이에서 만든 게임 중 '삼국지 조조전'도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직장생활을 꽤 경험한 후 읽는 '삼국지조조전'은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특정 인물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러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을 대하는 조조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책 속 인물들은 과거 춘추전국시대나 유방과 항우 시대의 이야기를 굉장히 빈번하게 인용하면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전략과 전술을 언급하는데요, 그러한 말들이 2020년 현재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회와 과학기술은 그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진보했지만, 결국 '사람' 그 자체는 그렇게 많이 변한 것 같지 않습니다.
스토리에 집중이 잘되어 재미도 있고, 난세와 같은 현대의 험난한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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