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험생 분들이 신입회계사(이하 "뉴스탭") 의 생활을 궁금해한다. 선배들이나 공회모 등을 통해 이미 정보를 접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사람마다 경험이 다양한 법이니, 이 글을 통해서도 얻어가는 것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신입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과 매니저가 되고나서 과거의 일을 복기하는 것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러둘 것이 있다. 이 글은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다. 따라서 어느 회계법인을 다니는지, 그리고 같은 회계법인이라도 어느팀에 소속되는지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중간감사 주요업무
9월말에 입사 후 교육을 받고나면 어느덧 11월이 된다. 11월 15일에 3분기 검토업무가 끝나면 중간감사를 가기 시작한다. (3분기 검토업무의 경우 교육기간과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뉴스탭의 참여가 거의 없다.)
필드 매니저에 따라 바로 세세하게 업무지시를 해주는 사람이 있고, 전기 사업보고서와 전기 조서를 먼저 읽어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본인이 너무 바빠서 그냥 방치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그냥 방치되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에는 필히 윗사번에게 무엇을하면 될지 먼저 물어보도록 하자.
나는 중간감사 때 거래대상 금융기관의 완전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주로 했었다. 금융기관 조회서는 회사의 현금, 금융상품, 차입금, 약정사항 등을 테스트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절차다. 따라서 회사와 거래가 있었던 금융기관에 모두 발송해야하는데 이 때 중요한게 발송대상의 완전성이다. 이사회의사록, 주총의사록, 계정명세서 및 계정원장을 받아서 금융기관명을 꼼꼼하게 찾아내야한다.
완전성 검토를 다하고 시간이 남으면 인건비 테스트를 미리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대장을 징구해서 급여지급테스트를 한다. 이 때 급여대장과 계정원장을 recon하는게 중요한데, 이게 굉장히 어려운 회사도 많다. 원래는 회사가 해줘야되는 부분인데 뉴스탭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회사에 요청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럴 때는 바로 윗선배나 필드 매니저와 빨리 상의하도록 하자.
리뷰의 중요성
업무를 다하고 나면 반드시 빨리 리뷰를 받도록하자. 리뷰는 되도록 빨리 받는게 무조건 좋다. 나중에 일 터지면 굉장히 곤란하다. 이 글을 읽는 뉴스탭 분들은 꼭 명심하기 바란다. 필드 매니저에게는 아무것도 숨기지 말고 조서를 다 썼으면 반드시 빨리 리뷰를 받아라. 간혹 일 빨리하면 더 시키는거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고, 늦게해야 리뷰를 안받아서 일이 적어진다는 사람들이 있다. 뭐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의할 수 없다. 리뷰를 받는 과정에서 실력이 성장하고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일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뉴스탭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나중에 어차피 내가 할 일을 미리 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억울하게 생각하지말도록 하자. (물론 진짜 불합리한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겠지만 흔치않다.)
기타사항
이제 업무 얘기는 그만하도록하자. 중간감사를 처음 가게 되면 다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제 점심이나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볼 것이다. 어디 사는지, 나이는 몇살인지, 이성친구는 있는지 등등.. 너무 사적인 질문을 하는것은 아닌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선배들도 어색하고 불편하다. 어디 사는지, 몇살인지, 이성친구는 있는지 사실 별로 안궁금하다. 처음와서 겉돌지 말라고 챙겨주는 것이니 너무 기분나쁘게 생각하지말자.
불편하면 짧게 얼버무리고 역으로 선배에게 질문을 많이하자. 선배가 대답해주면 잘 들어주고 리액션만 잘해주면 된다.
나의 뉴스탭 시절을 떠올려보자면, 꽤나 활발한 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나대는(?)편이었다. 다만, 선을 나름대로 잘 지켰고 일은 확실하게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예쁨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나와 성향이 잘맞는 선배들과 일을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결국 운이 좋았던거다.
선을 잘 지킬 자신이 없으면 말을 아끼고 일 잘하는게 무조건 정답이다. 지금 연차가 되어서보니 일 잘하는 스탭이 최고다.
여기까지가 중간감사 기간의 이야기다. 원래 한편에 끝내려고 했는데, 핸드폰으로 쓰다보니 손목이 아려온다. 기말감사 시즌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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