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이야기

신입회계사의 업무 - 기말감사편

요가하는수달 2021. 11. 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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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실사

 

기말감사의 시작은 재고실사다. 12월 31일과 1월 1일에 대부분의 신입회계사는 재고실사를 가게 된다. 선배회계사와 함께 가게된다면 시키는대로만 하면 다행이지만, 혼자 가게된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특히 선배가 세세하게 실사를 어떻게 해야할 지 지침을 준다면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그러한 경우는 많지가 않다.

"12월 31일 9시까지 창원에 있는 공장으로 가서 회사담당자 A대리님에게 연락을해서 재고실사 진행하시고 무슨일 있으면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하는 식으로 연락을 받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실사를 하면 제대로 된 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수가 있는데, 감사절차와 관련된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자. 여튼 선배가 자세하게 지침을 주지 않는다면 한번쯤 이렇게 물어보자.

"선생님, 혹시 제가 주의해야할 점이나, 꼭 확인하고 챙겨야 하는 부분은 없을까요?"

재고실사를 다녀오면, 재고실사 결과에 대한 조서를 써야한다. 재고수불부상 수량과 실제 실사수량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소명 자료를 받아야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으니, 귀찮더라도 실사를 다녀와서 일주일 안에는 꼭 조서를 써서 재고자산 담당 선배에게 보내주도록 하자.

글을 쓰다보니, 뉴스탭 때 재고실사 나간 일이 떠오른다. 시멘트 회사의 재고실사에 참여했는데, 대부분이 자갈같은 것들이었다. 이건 어떻게 세야되나 막막하던차에 회사 담당자분이 A4 용지 한장을 내밀었다. A4 용지에는 자갈이 쌓여있는 모양과 유사한 도형이 그려져 있었고, 해당 도형의 부피를 어떻게 어떻게 계산하는지 수식이 나와있었다. 야적되어 있는 자갈의 가로, 세로, 높이를 측정해서 재고수량을 계산하는 방법이였다. 진짜 이렇게 재고실사해도 되나? 하는 의문이 잠깐 들었지만.. 뭐, 어쩔 수 있나. 회사가 하는 방법대로 재고실사를 수행하고 "네~ 맞네요~" 하고 마무리했다.

 

금융기관조회서


재고실사와 더불어 뉴스탭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금융기관 조회서 발송업무도 진행해야 한다. 중간감사때 완전성 검토를 통해 발송대상 금융기관 목록을 확정하였을 것이다. 해당 목록에 대해 실제로 조회서를 발송해야한다. 시중 은행의 경우에는 대부분 전자조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편하다. 전자조회가 불가능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각 법인별로 발송절차가 다를 것이므로 언급하지 않는다.

조회서를 회수하면 회사의 재무제표에 계상되어있는 보통예금, 예적금, 차입금 금액과 조회서상 금액을 대사하여야 한다. 단순 대사업무이기 때문에 이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담보, 지급보증, 신용장(LC), 각종 약정 등이다. 이러한 사항은 주석에 완전하게 기재되어야 하는데, 건설사나 수출이 많은 회사 같은 경우 이러한 내용이 워낙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고 정리하는것이 굉장히 어렵다.


핵심은 조회서에 회신된 내용들에 대해 내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담보인지, 무엇에 대한 지급보증인지, 어떤 내용의 약정사항인지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네이버도 찾아보고, 동기에게 물어보고, 은행 담당자와 많이 통화해야할 것이다. 나도 1~2년차때는 하루종일 은행담당자와 통화한 적이 많다.

내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 나중에 리뷰를 받을 떄 많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너무 파악이 안되어있으면 혼날 수도 있다. 그러니 반드시 철저히 파악하도록 하자.

 

기타사항


이외 유무형자산이나 기타계정을 맡을텐데, 이 글에서 다룰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전기조서를 보면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때 회계사의 life에 대해서도 굳이 여기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내가 뉴스탭때 불만이었던 점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일정을 잘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서마감일, 주석검토마감일, 패키지검토 마감일 등을 사전에 공지해준다면 거기에 맞춰서 업무를 계획하고 수행할텐데, 갑자기 내일까지 하라거나 오늘 급하게 해달라고하면 굉장히 당황스럽다. 내가 여기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사전에 반드시 스탭들에게 대략적인 일정과 마감일, 해야할 일들을 공지해준다.

만약, 필드 매니저 혹은 인차지가 이를 공지해주지 않는다면 윗사번 선배에게라도 대략적인 일정과 내가 놓치고 있는 일은 없는지 반드시 물어보도록 하자. 질문을 할 때는 다짜고짜 물어보지말고 최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서 간결하고 명확하게 물어보자.

다가올 시즌에 힘내시기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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